Bellocq No.22 National Park Dept.
저는 벨로크 No.22 국립공원 부서의 차를 받은 차를 마시며, 차 이름만 떠올려도 미국 세콰이 국립공원의 자이언트 트리를 떠올리게 되던 그 시절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대사관 인터뷰와 비자 발급 같은 과거의 기억이 섞여, 미국에서의 긴 여정과 그 시절의 신비로운 설렘이 아직도 생생했다. 친구 중에 미국인과 국제결혼한 이가 있는데 며칠 전 연락이 닿아 그 친구의 시아버지가 국립공원 소장님이었다는 이야기도 떠올랐다. 현직에서 은퇴하셨을지, 지금은 미국에서 잘 지내고 계실지도 모른다.
자이언트 트리를 보았던 그때의 감동은 아직도 생생하다. 실제로 그렇게 거대한 나무를 손으로 만지고 바라보는 경험은 흔치 않았다. 특히 제너럴 셰먼 트리를 잊지 못한다. 숲 속을 걸으며 나무들 사이로 통과하는 듯한 구멍이 있는 모습도 기억에 남는다. 그때의 숲 공기가 주마등처럼 떠오를 만큼 맑고 상쾌했고, 이 차가 그런 숲의 분위기를 담아낼 수 있을지 기대했다.
차의 색다른 면모는 건엽의 비주얼이었다. 길쭉한 가지와 잎, 열매, 초록과 어두운 잎의 대비가 어우러져 마치 숲에서 주워 온 재료로 만든 차 같았다. 처음에는 열매를 블루베리로 생각했지만, 차를 마시며 느끼는 눈에 보이는 향과 맛은 블루베리와 다르게 이국적이고 독특했다. 건엽에서는 숲의 향이 강하게 느껴지지 않는 점이 의외였고, 차를 식혀 마실 때 숲 향이 더 진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구성 성분을 찾아보니 유기농 홍차에 쿠운 쿠키차, 유기농 주니퍼 베리, 삼나무와 전나무 팁, 유기농 블루콘 플라워가 들어 있었다. 주니퍼는 노간주로, 익숙한 향이지만 여기에 솔향과 이국적 꽃향이 어우러져 새로운 느낌을 만들었다. 세 번째 우려까지 마시니 꽃향이 더 강해졌고, 숲 속 산책의 여운이 더 깊게 남았다. 차를 블렌딩한 이의 솜씨가 마치 숲속 요정이 만들어 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혹적이었다. 향과 맛의 조화는 단번에 감탄을 자아내게 했고, 조향사이자 차 블렌더로서의 재능이 또렷하게 느껴졌다. 결국 이 차는 숲을 걷는 기분을 선사했고, 그 특별함에 나는 다시 한 번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었다.